제목을 『학』이라 했다. 천재의 탄생부터 그 비극적인 말로까지를 다룬 장편 소설이었다. 그는 이처럼 자신의 운명을 자신의 작품에서 예언하는 것을 좋아했다. 첫머리에 애를 먹었다. 이렇게 썼다. — 남자가 있었다. 네 살 때, 그의 마음속에 야성을 띤 학이 깃들였다. 학은 열광적으로 거만했다 운운.


전, 학자도 아무것도 아니에요. 이 정도 쓰는 데에도 엄청 생각했고,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연습한걸요. 당신이 좋은 새해 첫 꿈을 꾸고 첫 해돋이를 보시고 좀 더 좀 더 살아가는 자신감을 가지시길 기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 드리고 싶어 열심히 썼습니다.


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『헤르만과 도로테아』도 『들오리』도 『태풍』도, 모두 그 작가의 만년에 쓰인 것이라 합니다. 사람들에게 휴식을 선사하고 광명을 던져 줄 수 있는 작품을 쓰려면 재능만으로는 안 되는 모양입니다. 만약 당신이 앞으로 십 년 이십 년, 이 밉살스런 세상에 어떡하든지 횃불로 끝까지 살아남아 다시 한번 잊지 않고 저를 불러 주신다면, 저는 얼마나 기쁠까요? 틀림없이, 틀림없이 올게요. 약속해요. 안녕.

다자이 오사무, 「원숭이 얼굴을 한 젊은이」, 『만년』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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